개요

전략글 정리하다가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변화 과정이 재밌어서 별도로 빌드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가 된 빌드 혁명

1마린 더블(최연성, 2003) : 테저전에서 빨리 앞마당을 먹으려는 시도는 최연성 이전에도 계속 있었지만, 최연성은 특유의 판짜기와 수비력을 기반으로, 투배럭을 올려서 불꽃러쉬를 예고한 후 1마린만 생산하고 확장을 가져가는 식으로 최적화시켰다. 당시 주류이던 투해처리 플레이를 박살내버렸다.

 

포지 더블(강민, 2004) : 지금도 당연한 듯이 쓰이는 이 빌드를 처음 최적화시켜서 사용한 것이 강민. 이때 포지더블은 훨씬 더 캐논 의존적이며, 후반 하이테크 한방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둔다.

 

뮤탈뭉치기(서경종, 2005) : 밑에 빌드 창시자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뮤탈 뭉치기는 빌드는 아니고 전술, 컨트롤 기술이고, 서경종은 진짜 창시자이다. 오히려 활용은 팀동료 박성준이 더 잘 한 케이스. 뮤탈리스크를 한 점으로 뭉쳐 이동하게 함으로써 게릴라 위력을 극대화시켜 테란전 뮤탈리스크의 위용을 다른 차원으로 올리게 되었다.

 

3해처리 운영(마XX, 2006) : 3해처리 빌드 자체는 홍진호 때에도 있었지만, 이것을 완성형으로 갈고 닦아 핵심 빌드가 되었다. 최연성 이래로 테란은 앞마당을 기본으로 먹는 운영이 주류가 된 상황에서, 3해처리 부자형 운영을 뮤탈뭉치기와 묶어서 최적화시키면서 마XX는 저그 유저 최초로 종족 초월한 최강자로서 본좌 칭호를 얻게 된다.

 

커세어 다크(김택용, 2007) : 커세어로 뮤탈 카드를 봉쇄하면서 동시에 오버로드 사냥과 시야차단으로 연이어 다크 템플러를 활약시킴으로써 저그가 제대로 나오지도 못 하게 만든다. 이후 자원 및 테크를 무지막지하게 째면서 후반 강력한 한 방을 구상하는 방식의 운영. 이 운영법이 퍼지면서 저그에게 전멸 당하던 프로토스 전체를 해볼 만 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973 찌르기(조일장?, ?) : 드론을 꼭 필요한 수만 채우고 히드라웨이브를 시작. 반올인인데, 막힌다 싶으면 운영도 가능.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는데, 창시자는 불분명하고, STX팀이 집중연구했으며, 조일장 선수가 제일 훌륭하게 구사했음. 심지어 지금까지도 개사기 빌드로 꼽힌다.

 

리버 캐리어 빌드(송병구, 2008) : 리버로 테란을 흔들면서 교란 및 움츠리게 만든 사이 캐리어를 빠르게 확보하는 빌드. 이 시기엔 아비터가 주류이던 때라, 리버도 필수가 아니고, 골리앗도 후반에 조금만 뽑는 시절이라 흔들리다가 캐리어가 빨리 뜨면 테란이 이기기 굉장히 어려웠다. 물론, 리버에 의존하는 외줄타기 운영이라, 삐끗하면 한 방에 밀릴 수 있어서 판짜기를 굉장히 잘 해야 한다.

 

안티 캐리어 빌드(이O호, 2009) : 날뛰던 리버캐리어를 전멸시켜버린 빌드. 업테란에 전술적인 부분을 더 한 개념인데, 공2업 골리앗은 어택땅만 해도 캐리어의 인터셉터를 녹일 수 있다는 부분을 핵심으로 둔다. 6캐리어 모인 토스는 무슨 짓을 해도 못 이긴다는 공식을 깨게 되었다.

 

네오 사우론 저그(이제동, 2009) : 최소한의 병력으로 견제에 대한 수비만 하고, 심지어 테크도 천천히 올리면서 해처리를 무지막지하게 펴고, 자원을 펌핑한다. 이후엔 어마어마한 물량을 뿜어내게 된다. 초반에 큰 타격을 입지 않으면 중후반 이후론 어지간히 견제 당해도 드론이 더 나올 정도가 되어버린다. 이때부터 커세어다크가 힘을 잃기 시작한다.

 

레이트 메카닉(정명훈, 2010) : 이전까지는 4가스 먹은 저그는 이길 수 없다는 공식이 있었는데, 이걸 시즈 탱크 물량 공성포로 다크 스웜 안 병력을 녹여버리고 심지어 울트라도 박살내버리는 우주 방어 반땅 운영을 하면서 깨버리게 된다. 바이오닉 기반의 테란이 다소 불리한 운영을 하다가도 메카닉으로 전환하면서 극후반으로 끌고 가버리면 역전할 여지를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된다.

 

선엔베5배럭(이O호, 2010) : 저그가 뮤탈 이전에 테란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업테란 운영법. 뮤탈이 오는 시점, 공1업 마린이 화력으로 게릴라 뮤탈을 녹여버릴 수 있게 되면서 저그의 가장 강력한 카드를 흔들리게 만든다.

 

선게이트 운영(X늘, 2011) : 초반에 캐논이 필수라는 고정관념을 뒤엎고, 질럿으로 흔들면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면서 중반으로 들어서게 한다. 네오 사우론 이후 저그는 포지더블이 초반에 공격 수단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무지막지하게 드론을 뽑아대는데, 선게이트는 이 부분에 드론말고 저글링도 뽑아라는 강요를 함으로써 마음껏 배불리지 못 하게 하여 중후반 자원전을 유리하게 그릴 수 있게 한다.

 

111 빌드(이O호, 2017) : 저그전 바이오닉의 틀을 완전히 버리고, 1배럭, 1팩토리, 1스타포트 핵심 생산 및 테크 건물을 올려서 다채로운 전략수 및 게릴라 공격을 구사하는 전략. 빌드 구성 자체가 굉장히 유연하여 예측이 어려운 공격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바이오닉 상대법와 양상이 너무 달라 저그가 한동안 굉장히 괴로웠다. 유연한 체제 특성때문에 여차하면 바이오닉 정석으로 회귀할 수 있기도 하다.

 

속업 셔틀 운영(장윤철, 2018) : 셔틀 템토스라고도 한다. 리버를 사용하며 속업 셔틀을 이어서 준비하고, 이후 아비터가 아닌 하이템플러-스톰을 병력에 섞어주면서 테란을 계속 괴롭히면서도 스톰으로 화력 강화 타이밍을 더욱 당길 수 있게 한다. 아비터가 극후반 유닛이고, 비싸며 마나를 모으는 특징때문에 내성이 생긴 테란은 공격 타이밍을 예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약점을 보강하면서도 프로토스의 공방 균형을 살릴 수 있는, 더 상위레벨 플레이라 볼 수 있다.(훨씬 피지컬을 요하기도 한다)

 

2해처리 운영(박상현, 2019) : 테란 111 체제를 무너뜨린 운영법이다. 예전의 투해처리 뮤탈은 뮤탈에 올인하는 성격의 도박수로 여겨졌는데, 이것을 중반 뮤탈에 힘을 주지만, 후반도 충분히 도모할 수 있게 운영형으로 최적화시켰다. 이를 통해 111의 다채로운 전략수 혹은 업테란 방식의 배째기 플레이를, 빠르게 모은 뮤탈리스크로 찍어누르면서 그 주도권으로 3가스를 더욱 쉽게 확보하여 초중반 가난함을 역전시켜버리는 방식이다.

 

 

언급된 선수는 개발자가 아니다

단순히 최초로 사용한 사람이라는 의미보다, 본격적인 운영형 빌드로 공식 경기에서 제대로 쓴 선수의 의미라 볼 수 있다.

진짜 문자 그대로 창시자를 논하면 결국 모두 '베틀넷 공방의 아무개' 밖에 안 되니까 ㅋㅋ

정리하자면 '단발성 전략'이 아닌, '완성도 높은 운영' 빌드를 제대로 구사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