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저전 스포어, 일찍 지으면 안전하고 늦게 지으면 끝일까?
저저전에서 스포어 콜로니는 많이 지을수록 좋은 건물이 아니다. 너무 빠르면 드론과 뮤탈 숫자가 밀리고, 너무 늦으면 완성되기 전에 일꾼이 털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 첫 뮤탈이 내 일꾼을 때리기 직전에 완성되는 스포어가 가장 효율적이다. 스포어 한 기로 뮤탈을 전부 잡겠다는 뜻이 아니라, 드론을 지키면서 내 뮤탈·스커지가 한 번 더 생산될 시간을 버는 것이다.
스포어 한 기의 실제 비용부터 보자
스포어는 크립 콜로니에서 변태한다. 크립 콜로니 75미네랄에 스포어 변태 50미네랄이 들어가며, 건물로 변하는 드론까지 포함한 누적 비용은 175미네랄로 계산된다. 에볼루션 챔버가 없다면 에볼루션 챔버와 거기에 들어가는 드론도 추가로 필요하다.
그래서 스포어를 너무 빨리 지으면 눈에 보이는 125미네랄만 잃는 것이 아니다. 채취하던 드론이 사라지고, 그 자원으로 만들 수 있었던 드론·해처리·저글링·뮤탈까지 늦어진다. 상대도 뮤탈이 늦는데 혼자 스포어부터 지었다면 안전비가 아니라 손해가 될 수 있다.
완성 시간은 이렇게 계산하면 쉽다
Fastest 기준 크립 콜로니는 약 12.6초, 스포어 변태도 약 12.6초다. 에볼루션 챔버가 이미 있다면 크립 콜로니를 짓기 시작한 뒤 약 25초가 필요하다.
에볼루션 챔버가 없다면 에볼루션 챔버와 크립 콜로니를 동시에 시작하자. 에볼루션 챔버 완성 후 스포어 변태까지 약 38초가 필요하다. 상대 스파이어가 완성된 뒤에 에볼루션 챔버부터 올리면 가까운 위치에서는 늦을 수 있다.
- 에볼루션 챔버가 있음 → 상대 스파이어 완성 전후에 크립 콜로니 시작
- 에볼루션 챔버가 없음 → 상대 스파이어가 절반 정도 진행됐을 때 에볼루션 챔버와 크립 콜로니를 함께 시작
- 스파이어를 직접 못 봄 → 상대 레어가 나보다 빠르고 첫 저글링 압박이 줄었다면 공중 전환을 의심하고 준비
첫 뮤탈 생산에도 약 25초가 걸리지만 실제 도착 시간은 맵 크기와 스폰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가까운 위치라면 위 기준보다 조금 일찍, 먼 위치라면 조금 늦게 지어도 된다. 따라서 스포어는 18이나 20 같은 고정 인구수보다 상대 스파이어 진행도와 이동 거리를 보고 정하는 편이 정확하다.
서로 뮤탈 타이밍이 비슷하면 스포어를 생략하자
양쪽 스파이어와 첫 뮤탈 타이밍이 비슷하다면 무조건 스포어를 짓지 않아도 된다. 그 자원과 드론으로 뮤탈·스커지를 늘리는 편이 공중전과 역공에 도움이 된다.
상대 뮤탈이 내 기지에 도착할 때 내 뮤탈·스커지도 바로 합류할 수 있다면 스포어의 가치가 낮다. 이때는 드론을 잠깐 빼고 공중 병력으로 막은 뒤, 살아남은 병력으로 상대 기지를 압박하는 편이 좋다.
뮤탈 한 생산분이 늦다면 스포어 한 기가 이득이다
상대보다 공중 병력이 약 한 생산분, 즉 25초 안팎 늦는다면 가장 위험한 미네랄 라인에 스포어 한 기를 짓는 선택이 좋다. 스포어 사거리 안에서 드론을 움직이며 시간을 벌고, 그사이 내 첫 뮤탈과 스커지를 합류시킨다.
이 구도에서는 스포어를 두세 기까지 늘리면 오히려 내 공중 병력이 계속 늦어진다. 스포어 한 기 + 계속되는 뮤탈·스커지 생산이 기본이다.
12앞마당처럼 경제가 앞서면 스포어 가치가 올라간다
12앞마당처럼 해처리와 드론이 앞서 있지만 스파이어가 늦는 빌드는 지켜야 할 자원이 많다. 첫 뮤탈에 드론이 여러 기 잡히면 빌드의 장점이 사라지므로, 본진이나 앞마당 중 먼저 공격받을 곳에 스포어를 준비하자.
두 곳에서 실제로 채취 중이라면 기지마다 한 기씩 두는 선택도 가능하다. 다만 상대가 빠른 뮤탈 몇 기만 보여준 뒤 드론과 해처리를 늘릴 수도 있으므로, 정찰 없이 두 번째·세 번째 스포어를 자동으로 추가하면 안 된다.
상대가 뮤탈을 계속 모으면 겹쳐 지어야 한다
스포어 한 기는 소수 뮤탈을 쫓아내고 시간을 버는 데는 좋지만, 다수 뮤탈을 혼자 막는 벽은 아니다. 블리자드 공식 저저전 가이드도 흩어진 스포어는 큰 뮤탈 부대에 바깥쪽부터 각개격파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대가 드론보다 뮤탈을 계속 찍고 있고 내 공중 병력이 크게 부족하다면, 주요 미네랄 라인에 두 기 이상의 사거리가 겹치도록 배치해야 한다. 그래도 스포어만 늘리기보다 뮤탈·스커지 생산을 이어가야 한다. 고정 방어만 남으면 상대는 약한 기지를 골라 때리거나 오버로드를 잡으면 된다.
스포어 위치는 미네랄과 가스를 함께 덮자
기지 바깥쪽에 혼자 떨어진 스포어는 뮤탈이 먼저 끊기 쉽다. 가능하면 미네랄 라인과 가스 채취 구역을 함께 덮고, 드론이 스포어 사거리 안에서 이동할 수 있게 배치한다.
두 기를 지을 때는 서로의 사거리가 겹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 뮤탈이 한 기를 때릴 때 다른 스포어도 함께 공격해야 한다. 단, 드론 이동로를 과하게 막아서 채취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상황별로 한 줄만 기억하자
- 뮤탈 타이밍이 비슷하다 → 스포어보다 뮤탈·스커지 숫자
- 내 뮤탈이 한 생산분 늦다 → 먼저 맞을 미네랄 라인에 스포어 한 기
- 12앞마당으로 두 곳에서 채취한다 → 공격 경로를 보고 기지마다 한 기까지 고려
- 상대가 다수 뮤탈을 계속 생산한다 → 사거리가 겹치는 추가 스포어와 공중 병력 병행
- 상대 공중 테크를 확인하지 못했다 → 무작정 짓지 말고 레어·스파이어와 병력 생산을 다시 정찰
결국 스포어가 이득인 순간은 그 한 기 덕분에 드론이 살아남고 내 다음 공중 병력이 합류할 때다. 너무 일찍 지어 생산력을 버리지 말고, 너무 늦게 지어 완성 중인 크립 콜로니만 구경하지도 말자.
참고 자료와 실전 영상
수치와 유닛 특성은 블리자드 스포어 콜로니 정보, 블리자드 저그 대 저그 가이드, Brood War 건물 시간표를 참고했다.
아래 OGN 영상은 김명운 대 김상욱의 저저전으로, 드론을 더 확보할지 스포어를 준비할지에 따라 경기가 얼마나 팽팽해지는지 보기 좋은 사례다.